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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면교육 꼭 해야 하나?
내용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수면교육이라는 말이 생소했습니다. “그런 것도 가르쳐야 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이젠 아이를 키우면서 한번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육아의 주요 화두’가 되었습니다.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 아이, 밤중에 자주 깨는 아이,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이….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수면 문제로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흔히 ‘수면교육’이라 하면 아이의 독립심을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오해하거나 부모 편하려고 아이에게 습관을 강요하는 ‘애 잡는 서양식 육아법’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연주의 육아, 애착 중심 육아를 지향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아이와의 애착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예로 수면교육을 꼽기도 합니다. 수면교육을 해보고는 싶은데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해야 하나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면교육이야말로 ‘자연주의 육아’에 충실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습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도, 부모도 보다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고요.

이번 호에서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했을 ‘수면교육’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수면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수면교육을 시작할 때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함께 고민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1. 울릴 것이냐, 말 것이냐?

‘아이가 잘 자는 것이 중요한 건 알겠다. 하지만 수면교육은 여전히 망설여진다.’ 만약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수면교육 본연의 목적은 놓친 채 ‘울릴 것이냐, 말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부모일 확률이 높습니다. 혹시 울리면서까지 수면교육을 하는 게 맞나, 울리는 것이 아이의 정서에 해롭진 않을까 싶어 걱정 중인가요?

만약 ‘잘 자고 덜 깨는 아이’로 만들어 부모가 좀 더 편하고 싶어 수면교육을 시작한 거라면 죄책감이 드는 게 당연할 겁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결국 아이를 울려서 재우는 방법을 감수해야 할 텐데, 내가 뻔뻔한 부모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수면교육의 핵심은 부모보다 아이를 위한 부분이 훨씬 큽니다. 아이가 잘 자고 덜 깸으로써 부모가 편해지는 건 부수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수면교육은 ‘울려서까지 재울 것이냐, 말거냐’가 본질이 아니라, 그보다 더 궁극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2. 아이에게 잠이 중요한 이유, 그리고 수면교육의 당위성

아이의 하루 일과 중 잠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시 크며,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습니다. 잠을 잘 못자면 식욕이 떨어지고 건강 상태 전반에 걸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상식이지요.

뿐만 아닙니다. 충분한 시간을 자는 것만큼 ‘깊게’ 자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깊은 잠은 피로 해소와 면역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니까요. 성장호르몬을 비롯해 우리 몸 각 장기의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과 자율신경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도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또 잠이 부족하면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좋지 않은 사건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양질의 잠은 두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낮에 새로이 보고 배운 것들을 기존에 기억하던 것과 연결 짓는 과정이 주로 잠을 잘 때 이루어집니다.

수면의 중요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생활, 즉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과는 아이에게 예측 가능한 하루를 제공합니다. ‘예측 가능한 하루하루’가 펼쳐진다는 것은 아이에게 세상은 ‘예측 가능한 곳’임을 알게 해줍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이에게는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요. 예측 가능한 세상은 곧 ‘안심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일일이 가르쳐주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예측이 되는 하루 일과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줍니다. 불필요한 고민과 움직임을 없애주지요. 사실 우리를 힘들고 불안하게 하는 요소는 ‘나쁜 일’ 그 자체보다는 변덕스럽고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요.

아이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심어주고 싶다면 규칙적인 일과, 일정한 생활 리듬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며 그 핵심에 ‘수면교육’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수면교육의 시작은?

최근 들어 ‘수면교육’이라는 말이 부모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아이의 잠버릇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거나, 또는 더 잘 재울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방법이 있을까요? 여러 연구를 통해 얼마만큼 잠을 자는 게 적당한지, 어떤 패턴의 수면이 정상적인지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재우는 ‘특별한 방법’에 대해 연구하면 할수록 ‘해 뜨면 아이를 깨우고, 해 지면 재우고, 건강하게 잘 먹이고, 낮에 많이 활동하게 하는 것’ 이외에 대단한 비법이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어요. 즉, ‘낮은 낮답게, 밤은 밤답게’ 보내는 게 핵심인데, 이 말 어디에도 인위적이거나 강제적인 부분은 없습니다.

맞습니다. 수면교육은 인위적인 육아법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아이의 몸을 맞추는 일입니다. 열 달 동안 지낸 익숙한 엄마 뱃속이 아니라, 아이가 앞으로 살게 될 바깥세상의 리듬에 맞춰 푹 자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작동법을 익히는 겁니다.

4. 수면교육은 가장 자연스러운 육아의 기본

아이를 잘 재우는 요령으로 흔히 ‘수면 의식’을 이야기하지요. 수면 의식을 어떻게, 언제부터, 얼마나 오래해야 하는지 묻는 부모들이 꽤 많은데, 사실 규칙적인 일과만 만들어주면 수면 의식의 세세한 부분은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생후 첫 6개월 동안 아이는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에 일정한 수면 패턴이 몸에 배면 나머지 하루 일과는 자연히 규칙적이 됩니다.

수면교육의 세세한 방법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처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거리입니다. ‘울다 지쳐 잠들게 하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한방에서 자면서 아이가 울면 바로 달래주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심지어 수면교육이 아이의 정서에 해가 된다는 주장도 접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규칙적인 일과가 아이에게 해롭거나 필요치 않다’는 의견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요. 이 ‘규칙적인 일과 만들기’야말로 수면교육의 핵심입니다.

수면교육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공통분모가 있다면 ‘아침에는 밝은 빛에 노출시키고, 밤이 되면 인공적인 빛을 차단해 어둡게 하는 것’, 그리고 ‘나쁜 수면 연관’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가 지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게 요즘 세상에서는 참 어렵습니다.

당장 주변을 둘러보세요. 아이에게 가장 이상적인 취침 시간인 저녁 7~8시, 늦어도 9시경에는 잠들어 아침 6~7시에 일어나는 수면 습관을 들이기에 주변 환경은 너무나 밝습니다. 그래서 ‘교육(수면교육)’이라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거예요. 저녁 시간에 일찍 불을 끄고 아이를 재우려면 엄마 아빠의 비장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수면교육을 하면서 아이를 울릴지 말지, 아이와 함께 잘지 말지와 같은 세부 사항은 각 가정의 선택 영역입니다. 또한 수면교육이 얼마나 빨리 자리 잡느냐, 아이가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는 사실 부모의 노력보다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에 달렸습니다.

육아의 여러 화두는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습니다. 아무도 잘 모르지만 정작 물어보기엔 부끄러운 것 투성이지요. 다른 엄마의 경험담은 한 개인의 경험담일 뿐인 경우가 많고, 다른 아이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기도 합니다.

잠들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적절한 수면교육을 하는 것은 우는 아이를 달래고 젖은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어야 합니다.

수면교육이 아이를 잘 재우는 방법론이라면 이는 그저 부모의 편리를 위한 육아법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수면교육은 아이의 수면 질을 보장함으로써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하려는 것입니다. 수면교육은 아이의 하루하루를, 더 나아가 아이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전문보기: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097&contents_id=108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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